위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세요!
이 기능이 우리 프로덕트에 꼭 필요할까?
혹시 당신의 프로덕트에도 너무 당연해 보여서 존재 여부를 의심조차 해 보지 않은 기능이 있나요? 블로그의 댓글 기능이나, 소셜 미디어의 공유 기능처럼 말이죠. 그러나 대다수의 서비스에 어떤 기능이 있다고 해서 그 기능이 당신의 프로덕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닐 수도 있어요. 오히려 당연하게 보이는 기능을 잘 설계하면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오늘 읽어드릴 논문은 리뷰 기능이 사용자에 미치는 영향을 뇌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입니다. 커머스 서비스나, 예약 서비스에서 리뷰 기능은 필수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연구에 의하면, 리뷰 기능을 어떻게 설계하는지가 사용자의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당연해 보이는 기능을 어떻게 설계하거나 개선할지 고민이 되신다면,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참고해 더 근거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리뷰 기능의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
논문에서는 우선 기존의 연구들이 말하는 리뷰 기능의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설명합니다.
긍정적인 효과로, 리뷰 기능은 집단지성의 효과에 의해 혼자서 의사결정을 했을 때에 비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더 세밀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사용자는 평점을 통해 특정 제품이 얼마나 괜찮은지 판단할 수 있고, 더 자세히 직접 사용해 본 사람들의 후기를 읽어 보면서 해당 제품이 나에게 적합한지 알 수 있습니다.
리뷰 기능의 부정적 효과로는 사회적 순응(Social Conformity)이 있습니다. 사회적 순응이란 대중의 의견이 자신의 의견과 다를 때, 자신의 의견을 고수하지 않고 대중의 의견에 따르는 것으로, 휴리스틱(Heuristics)의 일종입니다. 사용자가 리뷰를 확인하며 이것이 사회적 순응을 유도한다고 인지한다면, 어떨까요? 또한, 실제로는 가치가 떨어지는 제품에 이미 긍정적인 리뷰가 많이 형성되어 있다면, 사회적 순응의 악순환으로 그 제품의 실제 가치를 리뷰가 표현하지 못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효과가 계속된다면 프로덕트에 대한 사용자의 신뢰도를 감소시킬 것입니다.
실험 방법
본 연구에서는 리뷰가 가지는 부정적 효과인 사회적 순응을 줄이는 한편, 리뷰의 순기능은 유지할 방법을 찾기 위해 리뷰를 받아들이는 사용자의 인지적 매커니즘(cognitive mechanism)을 이해하고자 합니다. 사용자의 인지적 매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해 리뷰를 봤을 때 사용자의 뇌파(EEG)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구체적인 실험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사용자가 리뷰를 보기 전 특정 제품에 대한 선호를 기록하도록 하였고, 이후에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리뷰를 노출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선호를 기록하도록 하였습니다.
리뷰는 총 3가지 방식으로 사용자에게 노출되었습니다.
평점만 보여준 경우(no-display)
평점과 함께 평점의 분포를 보여준 경우(limited-display)
평점, 평점의 분포, 리뷰의 내용을 모두 보여준 경우(full-display)
이를 통해 리뷰에서 노출하는 내용에 따라 사회적 순응과 제품 선호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했습니다. 리뷰를 보기 전 기록한 선호도와 리뷰를 본 이후 기록한 선호도를 비교해 리뷰가 인지된 선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았고, 추가로 뇌파 측정을 통해 리뷰를 보는 과정에서의 인지 활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었습니다. 논문에서 직접적으로 측정한 인지 항목은 선행 연구에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진 요인으로, 주의력(attention), 작업 기억(working memory), 감정가(emotional valence)입니다.
실험 결과
실험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용자에게 평점, 분포, 리뷰의 내용을 모두 보여준 경우(full-display) 다른 사용자에 비해 사회적 순응 수준이 높았고,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가지 인지 항목인 주의력, 작업 기억, 감정가 또한 모두 다른 조건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논문에서는 이러한 결과를 통해 리뷰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순응의 인지적 매커니즘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사용자의 주의를 끄는 것은 리뷰의 내용입니다. full-display에서는 다른 조건들보다 높은 주의력이 나왔지만, limited-display는 no-display에 비해 주의력이 유의미하게 높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즉, 단순히 추가적인 정보가 제공된다고 해서 사회적 순응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리뷰 내용이 사회적 순응에 주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회적 순응에 긍정적인 감정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아, 사회적 순응은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현상과 연관이 있습니다. 사용자는 다수의 리뷰에 순응해 긍정적인 감정이라는 보상을 얻고, 이러한 보상을 얻기 위해 리뷰에 순응하는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리뷰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리뷰의 내용을 함께 보여주는 full-display가 왜 사회적 순응을 높이는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먼저, 매체 풍부성 이론(media richness theory)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평점에 대한 근거로 리뷰 내용이 제공되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다른 사람의 리뷰를 보는 것은 약한 존재감 효과(mere presence effect)를 불러일으켜 사회적 순응으로 이어집니다.
결론
오늘은 리뷰 시스템이 발생시키는 사회적 순응 효과 이면의 인지적 매커니즘을 알아보았습니다. 논문에서는 인지적 매커니즘을 파악한 것을 바탕으로, 리뷰 시스템에서 리뷰 점수와 리뷰 내용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사용자 간의 사회적 상호작용(Social Interaction)과 집단 지성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과 같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인지적 매커니즘에 대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례로 더 알아보기
저는 이 연구를 읽고 사회적 순응을 긍정적 경험으로 전환한 사례를 몇 가지 찾아보았어요.
첫째로, 순응할 수 있는 리뷰의 범위를 줄이고, 순응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의류 커머스 서비스에서 자신의 체형과 비슷한 사람의 리뷰만 모아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사회적 순응을 막을 수 없다면,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순응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맞춤형 리뷰 제공을 통해 확인시켜 줄 수 있겠죠.
둘째로, 리뷰의 내용과 맥락을 앞세우는 방법입니다. 예시로, 네이버 지도는 특정 장소에 대한 리뷰를 보여줄 때 평점 따로, 글 따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리뷰에서 언급된 키워드의 분포를 보여줍니다. 사용자는 특정 장소를 판단하기 위한 근거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공받는다고 느낄 것입니다.
이렇듯, 당연하게 보이는 기능도 UX 리서치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고도화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능이 우리 프로덕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사용자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다시 살펴보는 것은 어떨까요? 혁신적인 UX의 키는 생각보다 당연한 부분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의 연구가 여러분의 프로덕트에 작지만 중요한 인사이트를 주었으면 해요. 그럼, 저는 다음 논대읽으로 찾아올게요. 그럼 다음 아티클에서 만나요!
📄 아래 논문을 대신 읽어드렸어요. 여러분이 프로덕트 만드는 시간은 소중하니까요!
📜 Cherng, F. Y., Fang, J., Jiang, Y., Chen, X., Choi, T., & Wang, H. C. (2022, April). Understanding social influence in collective product ratings using behavioral and cognitive metrics. In Proceedings of the 2022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pp.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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